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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라인게임, 한국 잡으려면 10년 더 걸려, 엠게임재팬 김신 본부장

무적태풍용사 2007. 6. 5. 19:04
07.06.04 15:22 [게임메카 이덕규 기자] 추천수 60

▲ 엠게임 재팬 김 신 본부장

2005년 9월, 일본시장에 회사를 설립한지 2년도 안되는 세월동안 엠게임 재팬은 일본 유수의 온라인게임 서비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로스트온라인(한국명: 이터널 시티), 영웅온라인, 열혈강호 온라인 등 MMORPG를 연달아 성공시키고 6월에는 엠게임 포털을 일본에서 정식오픈한다.

퍼블리싱은 물론 자체개발까지, 본사 이상의 사업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본사의 코스닥 도전과는 별개로 2009년 일본 자스닥 상장의 큰 그림까지 그려놓은 상태다.

김신 본부장은 쉼없이 내달리는 엠게임 재팬의 고삐를 잡고 있는 기수다. 그의 비전은 명확했다. 성장의 비결에 대해 물었더니 “MMORPG에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울러 일본 온라인게임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 대해  “한국 따라오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뼈있는 충고를 곁들였다.

깐깐한 일본시장에 대한 우려나 걱정은 없어보였다. 단지 그는 일본시장을 충분히 넘을 수 있는 도전과제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와 함께 일본시장의 현주소와 엠게임 재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엠게임 재팬 포털, RPG가 주력 컨텐츠

인터뷰 분위기는 연신 들떠 있었다. 김 본부장은 한 가지 질문을 받으면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답들을 제시했다. 복잡한 부분은 간단히 정리를 해주고, 어려운 부분은 예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이야기 했다. 먼저 엠게임 재팬의 사업방향에 대해 물었다.

- 최근 네오위즈 재팬이 운영하는 게임츄와 컨텐츠 제휴를 맺었었다. 제휴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 위한 제휴다. 엠게임은 6월 게임 포털을 준비하고 있다. 엠게임 포털이 쉽게 정착하려면 아바타와 미니게임은 필수다. 그래서 일본에서 인지도 있는 네오위즈의 아바타를 엠게임 포털에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우리는 네오위즈가 아쉬워하는 MMORPG를 게임츄에 제공할 것이다. 채널링 서비스를 통해 양사의 컨텐츠를 공유할 것이다.

- 항간에 엠게임 재팬과 네오위즈 재팬의 사이트를 통합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전혀 그럴 생각 없다. 아니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본에서 네오위즈와의 관계는 콘텐츠 공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포털시장은 이미 다른 업체들이 선점한 상태다 후발주자인 엠게임 포털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첫째, MMORPG다. 한국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본 게임시장은 아직 RPG가 대세다.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중 RPG가 64%를 차지한다.

엠게임이 보유한 MMORPG를 중심으로 포털의 경쟁력을 키워갈 방침이다.

둘째, 자유도다. 포털의 모든 페이지를 유저들이 꾸밀 수 있도록 만들겠다. 유저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포털을 재창조 할 수 있다.

셋째, 아이템 거래다. 게임내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포털에서 바로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우선 엠게임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서만 제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 로스트 온라인 일본홈페이지, 상세한 시나리오 설명이 특징

하지만 단순히 아이템 현거래 사이트를 만들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게임을 활성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시키기 위한 목적일 뿐이다.”   

- 엠게임 재팬이 자체 개발 중인 MMORPG가 있다는데, 어떤 게임인가?

“자체 스튜디오인 MG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에 있다. 현재 개발인원은 25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개발 초기단계로 자세한 일정이나 스케줄은 아직 결정된바 없다. 어림잡아 2008년 말에 공개되지 않을까한다.”

- 본사에서 개발해도 될 텐데 굳이 일본에서 만드는 이유는?

“진정한 한일합작 프로젝트란 점에서 본사 게임과 다르다. 기획이나 그래픽, 특히 원화 같은 부분에서 일본의 선진게임개발력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일본 개발자들의 숙련된 기획과 그래픽에 한국 개발자들의 우수한 서버관리와 3D기술력이 만나 깜짝 놀랄만한 작품을 보여줄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은 본사와 별개로 진행된다”

-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본격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나?

“최근 3개로 사업부로 나누어 각자 독립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포털 사업부, MMORPG 개발사업부, 퍼블리싱 사업부 크게 3파트다. 퍼블리싱 파트는 한국게임을 일본에 서비스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4곳의 한국 개발사와 협의 중에 있다. 어쩌면 이들 게임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 될 수도 있다. 한국게임의 퍼블리싱 사업은 본사와는 독립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일본 현지 엠게임 재팬 건물

- 현재 일본 포털 사업의 현황은?

“한게임 재팬, 네오위즈 재팬, 넥슨 재팬 등 일본 포털사업은 대부분 한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그리고 리에보, 아트게임즈 같은 일본 현지 게임포털이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일본 현지 게임포털은 한국업체에 비해 규모나 콘텐츠 면에서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그래픽보다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일본유저

- 일본 온라인게임 유저는 깐깐하기로 소문났는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한 일본 유저들의 특징은?  

“첫째, 일본 유저는 온라인게임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를 중시한다. 이는 기존 콘솔게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의 배경스토리나 세계관을 게임 선택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예를 들어 퀘스트를 받아도 한국유저는 일반적으로 내용만 살피지만 일본유저는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는다.

홀릭도 일본에서는 배경스토리를 플래시로 제작해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등 시나리오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엠게임 재팬 코스프레 행사

둘째, 일본유저들은 유난히 복잡한 게임을 좋아한다. 캐릭터나 아이템의 수가 많고, 게임방식이 다양한 그런 게임을 좋아한다.

셋째, 의외로 게임 그래픽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게임의 그래픽이 흥행의 가장 중요한 척도다. 하지만 일본 유저는 그래픽에 개의치 않는다. 이는 일본의 일반적인 PC사양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붉은보석이나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이 아직도 인기가 있지 않는가! 우리가 서비스하는 MMORPG 중 가장 인기 있는 게임도 `이터널 시티`의 일본판 버전인 `로스트 온라인`이다.

▲ 일본 엠게임 재팬 런칭쇼

일본 온라인게임 한국 잡으려면 10년은 더 걸릴 것

- 일본 개발사는 콘솔게임 개발에서는 세계최고다. 그렇다면 온라인게임 개발 수준은 어떤가?

“일본 개발사의 온라인게임 개발수준은 아직 멀었다. 자세히 말해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우선 개발 접근방식부터가 다르다. 한국기업은 한번 결정하면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있지만 일본기업은 너무 신중하다. 따라서 작업속도가 느리다. 특히 테스트 할 때 너무 신중을 기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온라인게임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프로그래머나 그래픽 디자이너 등 개발자들은 많지만 온라인게임 PM이나 운영자 등 서비스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운영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자체가 부족한 것 같다. 일본은 콘솔게임 개발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온라인게임은 아직 멀었다. 한국 따라오려면 아마 10년은 더 걸릴 것이다.  

- 그럼 한국 온라인게임이 일본시장을 충분히 장악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지금 일본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의 성장속도는 느리다. 그러나 콘솔게임이 줄어드는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2010년 정도면 일본은 더 이상 콘솔게임 강국으로 불리지 않을 것이다. 곧 온라인게임이 대세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때 한국 온라인게임이 일본시장에서 어떤 위치가 될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서만은 한국이 일본에게 묘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과거 콘솔때부터 일본게임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늘상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이 생기고나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국 온라인게임에 심취한 일본 유저들은 지금 한국 게임에 매료되고, 또 동경하고 있다. 일본 공략의 최일선에 선 김신 본부장. 그에게서 "게임 대국 일본,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확신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