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06.08.30 /
00:19] |
전 그라비티 회장으로 ‘4,000억원의 신화’를 만들어낸 사나이, 그가 돌아왔다. 싸이칸엔터테인먼트 김정률 회장은 29일 효도르 한국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식으로 경영 복귀를 밝혔다. 그가 그라비티를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EZER에 매각한 지 꼭 일년(그에 따르면 정확히 365일)만이다.
그는 그라비티 매각 이후 소프트뱅크와 자신이 벌였던 1년 간의 ‘전쟁’에 대해 그 동안 참았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1조원’ 요구했다 김정률 회장은 손정의 회장을 극비리에 만나 회사 매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그는 “겅호가 라그나로크의 일본 서비스를 다른 기업에 빼앗기면, 겅호의 회사 가치는 100분의 1로 축소될 뿐만 아니라 사실상 회사가치는 휴지조각이 된다”며 매각금액으로 1조원을 요구했다. 실제로 라그나로크는 겅호 매출액의 98.8%를 차지했고, 김정률 회장은 일본 내 또 다른 업체를 통해 라그나로크 서비스에 대한 제의를 받은 상태였다. 자스닥 상장기업인 겅호의 시가총액은 당시 약 3조 5,000억원에 육박했고 라그나로크 서비스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다. 조급한 것은 소프트뱅크 측이었다. 몇 차례 비밀협상 끝에 그라비티 매각대금은 4,000억원으로 결정됐다. 그렇게 그라비티의 운명은 그의 손을 떠났다. ◆ 소프트뱅크의 공격 시작,
발목 잡는 공금 횡령 “소프트뱅크 측에서 선임한 이사들이 갑자기 들이닥쳤다. 기존 임원들은 닭이나 개 쫓겨나듯이 나와야 했다. 통보도 없이 찾아와 나가라고 했다. 업무를 보는 모니터를 끄고, 이메일 서버를 끊고, 심지어 임원이 구독했던 신문값 20,000원까지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소프트뱅크 측에 이사를 맡고 있던 전문경영인들의 경우에는 이직을 위해서라도 3개월 정도 해임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김정률 회장이 서울지검
민원실에 ‘자수’한 사연 그는 2002년 기억을 떠올리며, 라그나로크의 서비스를 앞두고 자금이 부족했던 회사 사정을 겅호 측에 설명하고 비자금이 만들어졌다고 고백했다. 일본에서 발생했던 로열티 매출을 일부 해외 마케팅비용으로 표시해, 매출 누락시킨 부분은 겅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그라비티 매각 직전에도 손정의 회장을 통해 공금횡령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확인을 재차 받았다. 공금횡령 혐의가 포착되기 하루 전에, 김정률 회장은 그라비티 측에 매출누락금액(600만달러)과 그 이자에 해당하는 약 78억원의 금액을 변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비티의 압박은 계속 되었고, 그는 작년 10월 13일 서울 지검 민원실을 직접 찾아가 자수했다. 이후 4개월에 걸친 검찰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 “협조하면 형사 고발하지 않겠다고 해서 해달라는 데로 다 해줬다. 그런데 수백억의 가압류가 들어왔다. 그러면서 그라비티는 횡령 때문에 미국증권감독위원회에서 조사가 들어갔다고 허위 보도자료를 내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검찰에 자수하고 변제했는데도, 나를 공격한다. 원하는 게 뭐냐? 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와 그라비티의 다툼은 회계감사비용 등 추가적으로 50억의 실사비용을 지불하고 `페이퍼맨`이 싸이칸의 품으로 오면서 일단락 된 것처럼 보였다. 최근 그는 그라비티가 마무리된 수사를 다시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나도 맞고만 있지 않겠다. 아직 말할 수 없지만, 공격을 위한 `마지막 카드`가 있다”
◆ 그라비티 매각은 최고의
선택, 후회하지 않는다 그렇게 김정률 회장은 자신의 손으로 일궈냈던 그라비티의 현 상황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껴 부끄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라비티 매각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달랐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4,000억 원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에서 여러분은 포기할 수 있나? 여기서 후회한다고 하면 나보고 거짓말한다고 하지 않겠나?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내 길을 가겠다. 업계의 모범생이 될 테니 지켜봐 달라” 이제 김정률 회장은 싸이칸엔터테인먼트로 라그나로크 신화 이상의 꿈을 꾸고 있다. 일본의 비디오게임 개발사 인수도 고려 중이다. 싸이칸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게임업체로 빠르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라비티를 둘러싼 다툼에도 ‘최후의 승자’는 자신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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