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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 박영석 대장 `끝없는 도전, 그것이 나의 삶`

무적태풍용사 2007. 7. 4. 00:57
07.07.03 14:54 [게임메카 문혜정 기자] 추천수 1

오는 7월 8~27일,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의 행군이 시작된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약 530km 거리를 도보로 행군하며 극한의 자신과 싸워야 하는 128명의 대학생들(남녀 각각 64명).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이하 문화원정대)는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청년 문화 조성에 도움을 주고자 2004년 처음 기획되었다. 이는 산악 그랜드 슬램을 세계 최초로 달성한 박영석 대장의 도전의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지난 3회에 걸친 문화원정대를 통해 많은 대학생들은 창조와 도전정신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게임메카는 4회 연속 문화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박영석 대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문화원정대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자신과 타협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박영석,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등정, 지구 3극점을도달해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인물.

그가 2004년부터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문화원정대는 대학생들의 도전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여름 열리는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이다.

지난 3년간 박 대장은 문화원정대 대원들을 이끌고 동해안(2004년), 남해안(2005년), 서해안(2006년)을 도보로 행군했다.

그리고 2007년, 한반도 바닷길을 모두 걸은 그는 이제 우리 선조들이 걸었던 역사 속의 길 영담대로와 조선통신사 길을 따라 행군을 시작하려 한다.

“문화원정대를 처음 시작하고 이틀쯤 지났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이기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박영석 대장은 집합호령이 있어도 자기 볼 일을 다보고 늦게 모이는가 하면, 잔반을 남기기 일쑤이고, 조금만 구속을 받아도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도전이고 뭐고 간에 너희에겐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호통쳤다. 담배, 술,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일체의 간식도 제공하지 않았다.

부모의 따뜻한 보호 아래 자라왔던 대학생들은 난생 처음 빗물에 밥을 말아먹었다. 빗에 젖어 축축한 옷을 그대로 입고 잠이 들고, 물집 잡힌 발로 고통을 참아가며 행군을 계속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박 대장의 외침은 계속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자기 자신이다. 나 자신만 이길 수 있다면 못할 게 없다. 자신과 타협하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박영석 대장은 포기하려는 아이들에게 3번의 기회를 준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3번 물어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돌아간 학생들이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혹은 집에 도착한 후 다시 참가하게 해달라 애원하지만, 그들에게 기회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다.

대장님, 당신의 도전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박영석 대장이 이끄는 문화원정대는 다른 문화원정대에 비해 혹독한 규율로 유명하다. 그는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변의 우려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중도에 포기한 이들은 인권이 침해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그 안에서 버티지 못해 나간 것입니다.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는 가장 힘들면서도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토대장정입니다. 단순히 행군을 하며 대한민국 땅을 밟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또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박영석 대장이 이토록 문화원정대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는 짧은 한달 간 자신밖에 모르는 나약한 학생들을 상대로 ‘내’가 아닌 ‘우리’의 도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일전에 담배를 피우다 걸린 한 학생에게 즉시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자 그 학생이 속한 팀원 전체가 식사도 거른 채 하루 종일 장대비 속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해야 하는데 팀원들 모두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팀원 한 명의 용서를 빌기 위해 모두의 도전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박 대장은 문화원정대 최초로 그 학생을 용서해주었다. 비로서 내가 아닌 우리가 된 아이들에게 억센 산악인도 마음이 흔들리고 만 것이다.

“대장님, 힘들 때마다 대장님을 생각하며 이것도 이겨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마음을 바로잡습니다”

문화원정대에 참가한 아이들은 삶의 고비고비 마다 문화원정대에서 보냈던 시간을 되새기며 박영석 대장에게 편지를 보낸다. 이런 아이들이 있기에 박 대장 또한 문화원정대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지난 5월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반 중 목숨과도 같은 두 명의 대원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2007년 또 한번의 문화원정대를 강행했다.

“매년 국토를 횡단하는 일이 힘들지는 않나요?” 기자의 물음에 박 대장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허허, 이게 제 삶인걸요.”

7월, 박영석 대장과 128명 대학생들의 땀방울이 모인 대장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