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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인터뷰] 리니지 스피드 혈맹 군주 포세이든

무적태풍용사 2006. 6. 5. 22:28
글 :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06.06.04 / 22:57]

한국에서 리니지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온라인 게임’ 이상이다. ‘리니지 폐인’을 만들어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했고, 온라인 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워 한국을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치에 서게 만든 기폭제 역할도 했다.               

이런 리니지에서 항상 최초, 최고의 수식어를 앞에 단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포세이든이다. 레벨이 곧 힘의 상징이었던 리니지에서 최고 레벨의 주인은 항상 그의 차지였다. 그는 모든 리니지 유저들의 선봉에 서서 걸었고, 그가 남긴 발자국은 그대로 길이 되었다.   

항상 리니지와 함께 거론되던 그가 최근 리니지를 떠나 새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그는 무엇 때문에 리니지를 떠났는가? 또 그는 한국 온라인 게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리니지 최고수의 자리를 과감히 반납하고, 새로운 시작을 한 포세이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제는 로한 무적 스피드 길드의 블렉데빌"

게임메카: 포세이든의 최근 소식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근황에 대해 말해 달라

포세이든: 리니지를 완전히 정리하고 로한으로 옮겼다. 요즘은 로한에서 레벨업과 사냥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게임메카:  리니지를 떠나 로한으로 옮겼다니 흥미롭다. 로한의 어떤 점이 포세이든을 움직이게 했나?

포세이든: 자기 취향과 필요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아이템 조합시스템과 독특한 인챈트 시스템 등 새로운 게임 내용과 높은 자유도 등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계속 발전해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좋다. 베타테스트 시 나왔던 공성전 시스템 등, 지금 보여지는 부분보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진행 되리라는 기대감이 나를 자극했다.

게임메카: 언제부터 로한을 플레이 했나? 또 캐릭터 명과 소속된 길드는?

포세이든: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시작한지는 2개월 정도 됐다. 실바 서버에서 게임 중이며 캐릭터 명은 ‘블렉데빌’이다. 60레벨이며 휴먼 기사 클레스에서 디펜더로 한번 전직했다.

또 현재 ‘무적스피드 길드’를 창설해서 길드 마스터로 활동 중이다. 가입된 길드 인원은 300여 명이고 아직은 저렙과 초보 유저가 많아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운영 중이다. 새로운 시작이라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지만 로한에서 손꼽히는 명문길드로 키워보고 싶다.

▲포세이든의 새로운 모습, 블랙데빌

(클릭하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메카: ‘무적 스피드 길드’라, 리니지 시절 ‘스피드 혈맹’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명칭이다. ‘무적 스피드 길드’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가?

포세이든: 리니지의 스피드 혈맹을 이끌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길드장으로서 길드원들에게 항상 신뢰와 명분을 주려고 노력한다. 온라인 게임의 길드나 혈맹은 다른 세력과의 대결을 전제로 한 단체다.

길드 사이의 경쟁은 각 길드의 윗부분에 위치한 상위 랭커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몇몇의 상위 랭커들이 길드원들에게 일방적인 지시만 내린다면 그 조직은 금방 와해된다. 아무리 강한 길드원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단합하지 못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 것은 리니지 시절 쌓은,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된 나만의 철칙이다.

길드원들에게 우리 길드가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명분과, 나를 비롯한 상위 랭커들이 길드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려고 노력한다. 경험이 쌓이면 조금씩 더 나아지듯, 리니지 시절의 노하우와 경험들을 잘 살려 ‘단결된 힘’을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투여할 생각이다

또 하나, 게임은 현실과 달리 많은 것을 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과 모험, 도전과 야망을 다룬 책을 읽으면서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흥미, 즐거움을 느끼듯이, 게임에서도 우리가 현실에서 실제로 해볼 수 없는 모험과 도전 등 많은 것을 가상체험 할 수 있다. 길드 가족과  그런 경험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

"리니지, 멋진 게임이었지만 아쉬움도 컸다"

게임메카: 리니지 시리즈는 본인에게 어떤 게임이었나?

포세이든: 포세이든 캐릭터는 한번도 주인이 바뀐 적이 없는데 서너번 이상 주인이 바뀌었다는 둥 온갖 루머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고, 정작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듯 말하는 많은 이들 때문에 웃었던 일도 많았다.

‘리니지’에서 전성(全城)을 통일하고 최고 레벨의 자리에 있다 보니, ‘리니지 2’에서 많은 견제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나를 따르던 많은 길드원과 함께 고생했다. 한마디로 영광과 회한이 함께한 특별한 게임이었다.

게임메카: 그런데도 불구하고 리니지를 떠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포세이든: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애환을 함께해 온 게임을 한 순간에 정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리니지에 심취하고 매력을 느끼던 많은 부분이 처음과 달리 많이 변질되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게임으로 점차 바뀌는 것을 보면서 흥미를 잃었다. 요약하자면 더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게임에 연연하고 싶지가 않았다.

▲ 리니지에서 포세이든은 `신(神)`이었다   

(클릭하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메카: 최근 리니지 2의 거대 혈맹 DK도 자진해산했다.

리니지 시리즈에서 기존 유저들이 이탈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한 게임사의 일방적인 업데이트, 게임상에서 신으로 군림하려는 개발진과 운영자의 오만이 유저들을 실망케하고 떠나가게 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게임이 수 많은 버그와 언밸런싱으로 흔들릴 때 변함없는 애정으로 지켜준 유저들이 있었기에 리니지 시리즈의 명성은 가능 했다.  

리니지 초기, 한 서버에 200명 내외의 유저들이 게임을 할 때 유저들과 함께하고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던 그런 믿음과 신뢰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게임메카: 리니지 시리즈의 힘은 게임 자체의 스토리 텔링보다, 유저들이 형성한 혈맹들의 ‘이야기’에 있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로한 및 다른 한국형 MMORPG에서도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포세이든: 이미 많은 MMORPG들을 유저들이 경험했고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이 어떤 형태건 길드나 혈맹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로한은 독특한 결속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길드 마스터가 모든 길드원을 가입 받는 시스템이 아니라, 길드원 누구든 사냥이나 활동을 하면서 의기투합하는 사람을 결속해서 함께하는 독특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길드원들 간의 친밀도가 무척 높다. 이러한 차별점은 리니지의 그것과 또 다른 ‘유저 스토리’들을 발생 시키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 것 처럼 게임사의 권위만이 아니라 유저 중심의 마인드를 계속 유지해 준다면 로한이 지금까지 이뤄온 ‘성공’ 이상으로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로한 외에도 많은 온라인 게임이 그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나의 이런 견해가 게임을 사업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 플레이 하는 ‘유저의 시각’란 점에서 한계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해 주길 바란다.

게임메카: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온라인 게임`이란 무엇인가?   

포세이든:극단적으로 말해 게이머들은 ‘최대한의 자유도’와 ‘유저 중심의 게임’을 선호하고 원한다.

게임 제작사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과,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해야만 유저들 역시 그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상호관계는 인정한다.

하지만 많은 게임사가 흥행에 성공하고 게임이 잘되면 처음의 초심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게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기기 시작하고 흥행이 잘 되지 않는다면, 과연 처음의 각오를 지금도 변함없이 가지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유저들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할 때 좋은 온라인게임은 만들어진다. 진리는 단순한 데 있음을 명심한다면 좋은 온라인게임은 그리 어렵지 않은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무적 스피드 길드와 함께 한 블랙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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