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06.08.22 /
13:59] |
사람에게 있어 이름은 태어날 때부터 새겨진 일종의 `문신`과 같다. 인터넷에서 ‘제2의 나’을 만들 수 있는 요즘, 인터넷 혹은 메신저, 게임 상에 존재하는 자신에게 또 하나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이 때는 자신의 심리상태, 주변상황 등을 묘사한 표현들을 동원해 자신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이처럼 각 대상에게 붙여지는 명칭은 나름대로의 의미와 대상의 특징 혹은 상황을 담고 있다. 특히 사람의 이름이나 회사의 명칭은 쉽게 바꿀 수 없을뿐 아니라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오랜 고민 끝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 간단하라, 쉽게 기억될지니 쉽게 부를 수 있고, 기억하기 편하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약자(略字)를 활용해 이름을 짓는다. 게임업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
굳이 해석하자면 다음 세대의 문화산업을 이끌어 갈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트렌드 리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90년대 후반 국민게임 ‘포트리스’를 개발했던 CCR 역시 약자를 활용해 회사의 이름을 지은 경우다. 고구려(KoKooRyu)의 영문표기에서 K를 C로 바꿔 넣은 것.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을 본받아 IT분야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의 위대한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진취적인 기상이 담겨져 있다. MMORPG 로한으로 알려진 YNK 코리아도 설립자인 윤영석 대표와 김경덕 전무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YNK 코리아의 전신은 ‘써니 YNK’. 2001년 운동화 제조업체였던 써니상사와 YNK의 합병으로 탄생한 ‘써니 YNK’는 2006년 3월 다시 YNK 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써니의 이름은 삭제되었지만 약자를 쓴 YNK는 살아남았다. 약자를 활용한 작명방식은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또 약자의 조합으로 제2, 제3의 뜻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활용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 큰 뜻 품고 크게 자라자 무심코 들어 넘겼지만, 실은 ‘우주정복’에 맞먹는 큰 뜻을 품은 이름도 있다. 웹젠은 “인터넷 세상에 선(禪)을 구현한다”는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웹(web)`과 불교 용어 `선(禪)`의 영어식 발음인 `젠(ZEN)`의 결합으로 만들었다. 이 명칭은 웹젠의 초대 CEO 이수영 대표가 지은 이름으로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이수영 대표는 웹젠에서 나와 세운 이젠에서도 젠(ZEN)이란 명칭을 고수해 ‘선(禪)의 세계’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스케일에 관해서라면 그라비티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 중력(GRAVITY)이라는 뜻을 가진 그라비티는 “세상의 모든 이들의 중심이 돼 세계로 뻗어가겠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CI에서 G를 강조해 ‘GAME-GROVAL-GRAVITY’로 이어지는 중의적인 표현법을 구사한다.
‘새로운’이란 의미를 가진 NEO 혹은 ‘상호소통’을 의미하는 NETWORK과 Pleasue/ People을 결합해 만든 네오플의 거창한 명칭은 사실 `어부지리`로 탄생한 이름이다. 창업 초기 사내공모전을 통해 회사명칭을 수배했지만, 마땅한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네오플’이란 이름도 일찍감치 나왔으나 허 민 대표의 큰 뜻을 담기에는 역부족. 몇 달 동안의 논쟁을 거듭하던 어느 날, 허 민 대표가 갑자기 “회사이름을 ‘가가클럽’이라고 짓겠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네오플 직원들은 ‘사장님’의 카드에 격렬히 반대했다. ‘최대한 거창한 이름’이라는 컨셉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제안자인 허 민 대표 본인조차 ‘가가클럽’의 정확한 의미를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민 대표는 ‘가가클럽’을 강력히 밀었고, 직원들은 "이대로 가면 ‘가가클럽’ 이란 정체불명의 클럽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에 차선책으로 ‘네오플’을 선택했다고 한다. 지금도 네오플에선 출시할 게임의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논란이 길어지면 “그럼 ‘가가클럽’으로 하자"며 협박 아닌 협박이 이루어진다고. ◆ 엉뚱 혹은 유쾌, 그 경계선 발상 자체가 특이한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게임업체에는 다소 엉뚱한 이름들도 존재한다. 그냥 들으면 아무렇지 않지만, 그 뜻을 파헤쳐보면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이름들이 있다. 라스트카오스, 라그하임, 싸워 등을 서비스하는 나코 인터랙티브는 “나는 코리안이다”을 줄여 ‘나코’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군더더기 없이 한국인이란 자긍심을 한방에 표현한 나코 인터랙티브는 지난 3월 ‘티 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액토즈소프트도 엉뚱하다면 엉뚱한 이름. 액토즈의 영문명칭(ACTOZ)를 거꾸로 나열해 발음하면 듣기 민망한 비속어가 된다. 때문에 장난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 명칭을 지은이는 회사의 창립멤버인 박병찬 이사. 액토즈 측은 “행동을 뜻하는 ACTUAL와 오즈(OZ)의 마법사의 OZ를 합쳐 액토즈란 이름을 지었다”며 자사 명칭의 의미를 강변하지만, 앞의 해석이 훨씬 강렬하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배틀붐 온라인’의 개발사인 랍스터 소프트 직원들은 “꼭 성공해 언젠가 ‘랍스터’를 먹고야 말겠어”란 강한 의지를 회사의 이름에 담아냈다. 가히 ‘치토스’의 의지에 비견할 만하다. 팔콤 사의 명작 RPG를 GoD(Game on Demand) 방식으로 서비스 하는 아루온 게임즈는 ‘아루(아래)에서 마루(꼭대기)까지’라는 예쁜 우리말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명칭은 사실 .com/ .net /co.kr/ 등의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도메인 주소가 비어있는 단어를 찾다보니 `aruon`이라는 영문명칭을 선택하게 된 것. 과정이야 어쨌든 예쁜 우리말 단어를 확보했으니 성공한 경우라고 평할만 하다. 한국은 전문적으로 좋은 이름을 지어주는 작명소가 있을 만큼 ‘명칭’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우리가 흔히 듣고 지나치는 사람들의 이름에는, 그들에게 원하는 혹은 원했던 바람이 담겨져 있다. 이런 ‘작명(作名)의 원리’는 게임업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담아 업체의 이름을 짓고 그 안에서 매진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이름에 걸맞는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 얼굴은 ‘옥동자’인데 이름만 ‘장동건’이면 좀 웃기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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