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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국가별 `금지게임` 천태만상

무적태풍용사 2007. 4. 5. 01:01
07.04.03 19:01 [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추천수 19

어느 조직이나 금기사항이 있듯이 게임에도 국가별 금지게임이 있다. 금지게임에는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이념, 정세, 종교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요소가 시계태엽처럼 맞물려 있다. 쉽게 말해 그들이 사회에서 무엇을 배제시키고자 하는지, 어떤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그 이유는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지금부터 어떤 나라에서, 어떤 이유에서, 어떤 게임이 출시되지 못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사우디 아라비아 - 유대문물 금지!

사우디 아라비아에선 유대인이나 유대문물을 연상시키는 게임은 금지되어 있다. 회교도 국가답게 이것은 매우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흔히 게임에서 마법을 시전할 때, 볼 수 있는 ‘다윗의 별’이 들어간 게임은 모두 출시금지 게임에 속한다. 이는 영토분쟁, 종교 등 뿌리깊은 곳에서부터 대립해온 아랍인들과 이스라엘 민족간 분쟁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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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아랍권 국가에선 `다윗의 별`을 연상시키는 도형이 들어간 게임은 출시금지 조치를 받는다. 이스라엘 국기에 표시되어 있는 `다윗의 별`(우)

이스라엘 국기에도 나타나 있는 다윗의 별은 이스라엘 민족의 성왕 ‘솔로몬’과 ‘다윗왕’의 무덤에 새겨져 있는 문양으로,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양이다. 때문에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대부분의 국가들은 ‘다윗의 별’을 연상시키는 모양이 들어간 게임을 철저하게 금지게임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 예로 ‘포켓몬 블루’의 경우 게임 중에 ‘다윗의 별’을 연상시키는 도형이 나온다는 이유로 출시금지처분을 받았다.

■ 독일 - 나찌즘 등장 게임은 강퇴

독일은 심의기준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재미있는 것은 나치가 등장하는 게임도 금지게임에 속한다는 것이다. 과거 그들의 할아버지뻘인 나치들이 저질렀던 만행들(세계 대전, 유대인 학살 등)이 등장하는 게임은 출시되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콜 오브 듀티’, ‘울펜슈타인 시리즈’, ‘메달 오브 아너’ 등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게임들은 대부분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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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선 `나치`가 등장하는 게임은 출시될 수 없다

또 폭력성이 짙은 게임 역시 출시되지 못한다. 얼마 전 한 청소년이 고등학교에 난입에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발생해 폭력게임에 대한 제제 기준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잔인한 연출이 등장하는 ‘맨헌트’, ‘포스탈1, 2’, ‘모탈컴뱃’, ‘데드 라이징’ 등은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 그리스 - 모든 게임 금지?

뭐니뭐니해도 그리스만큼 황당한 기준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리스는 모든 콘솔, 온라인 게임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EU(유럽 연합)가입 후, 이 법의 효력은 많이 누그러들었지만, 공식적으론 아직도 게임이 금지되어 있는 상태다. 현재에 와선 일반가정에서도 공공연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정식적인 루트를 통해 게임이 유통되고 있지는 않다. 만약 당신이 그리스에서 게임을 개발하려 한다면, 당신은 반 그리스 레지스탕스(?)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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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구가 달릴 수 없는 나라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중국 - 대만은 중국땅

중국에서는 대만을 독립국가로 표현한 게임은 출시금지 처분을 받는다. 그 이면에는 일본 패망 이 후, 대만(중화민국)과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의 대립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1971년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가 대만에서 중국으로 이전됨에 따라, 대만은 외교적 위기를 겪게 되었고, 이후 양측은 국제외교무대에서의 정통성 및 외교관계 수립에 대한 경쟁을 본격화한다. 이 영향이 게임에까지 미쳐, 중국에서는 대만을 중국 영토로 표시한 게임만 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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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선 대만을 독립국가로 표현한 게임과 중국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 게임은 출시될 수 없다

또 중국은 자신들의 나라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등장하는 게임을 금지시키고 있다. ‘커맨드 앤 퀀커: 제러럴’의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 게임에서 중국진영은 젊은 지식인들이 기존 공산당을 배제시키고 새로운 공산당을 수립해 군사대국으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 게임은 중국에서 출시금지처분을 받았다.

■ 미국 - 과도한 노출은 NO!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의 심의기준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성에 대한 심의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다. 2004년에 출시된 성인게임인 ‘더 가이 게임’이 그러한 경우다. ‘더 가이 게임’은 일종의 퍼즐게임으로 플레이어가 미션에 성공하면 실사 모델들이 노출신을 보여준다. 출시금지를 당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노출신에 등장하는 모델 중에 17세 소녀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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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생각보다 성에 대한 심의규정이 까다롭다

이와 관련해 ‘GTA:샌 안드레스(이하 샌 안드레스)’에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이 게임에는 ‘핫 커피 모드’라는 숨겨진 모드가 있는데, 이 모드에선 여성과 성행위를 주고 받는 장면이 적나라게 표현된다. 이 숨겨진 모드 때문에 미국 전역 게임매장에 진열됐던 샌 안드레스가 모두 리콜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었다. 후에 샌 안드레스는 ‘핫 커피 모드’가 삭제된 버전으로 다시 출시되었다.

■ 한국 - GTA는 와라, 머셔너리는… 글쎄?

우리나라의 심의기준은 과거에 비해 유연해졌다. 실제로 얼마 전 극악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GTA:바이스 시티’와 미소녀 게임 ‘홍색관’이 ‘청소년 이용불가’로 심의를 통과한 것만 봐도 과거에 비해 수용범위가 넓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등급 위원회 한효민 공보담당자는 “GTA의 경우 심의위원들 간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70~80년대였다면 절대로 불가능했겠지만, 현 시대 추세에 맞추어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GTA의 심의가 통과된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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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수용범위가 넓어졌다. 하지만 북한이 등장하는 게임에 대해선 아직도 경직되어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북한을 소제한 게임은 어떨까? 과거 미묘한 한반도 정세를 다룬 ‘머셔너리’, ‘고스트 리콘2’, ‘스프린터 셀: 카오스 시어리’ 등은 출시되지 못했었다. 앞의 ‘GTA:바이스 시티’, ‘홍색관’처럼 그 수용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까?

그는 “북한을 소재로 다룬 게임의 경우, 게임 관련 법보다 상위법인 국가보안법이 더 강한 효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라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즉, 과거처럼 북한 등장게임은 무조건적으로 심의에서 배제시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밖에 영국은 `모탈컴뱃`처럼 선혈이 튀는 게임과 속옷 미만의 의상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 게임은 출시금지조치를 받는다. 또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여성의 가슴이 노출되는 게임이 출시금지게임에 속할 정도로 기준이 엄격하다. 일본의 경우 일왕을 비하하는 대사가 등장하는 게임을 출시금지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