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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워로드식 사관으로 대고구려 부활나선다”

무적태풍용사 2007. 4. 14. 19:08
07.04.10 18:56 [게임메카 김명희 기자] 추천수 9

▲ 네오위즈 김재영 워로드 개발팀장

네오위즈 내부, 정상원 본부장이 이끌고 있는 띵소프트가 2007년에 내놓는 또 하나의 야심작 ‘워로드’. 가상의 용병도시 ‘쿠룬’을 중심으로, 고구려의 ‘국내성’, 중국의 ‘형주성, 일본의 ‘가이성’, 영국의 ‘카멜롯’이 등장,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유저는 이 도시들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연개소문이나 아더왕 같은 영웅을 만나고 전장에서 전투를 벌인다. 특히, ‘워로드’는 일기당천 스타일의 이른바 ‘무쌍액션’을 강조한 MMORPG로 첫 등장부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타격감을 강조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워로드’는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워로드’의 과거와 미래, 그 열쇠를 쥐고 개발팀을 진두지휘 중인 김재영 개발팀장을 만나보았다.

◆ 워로드 vs 진삼국무쌍 온라인 “이번에는 코에이가 한 수 배울 차례”

얼마 전 코에이는 ‘진삼국무쌍 온라인’의 한국 서비스를 CJ인터넷에 맡겼다. 무쌍스타일의 액션을 강조한 ‘워로드’는 원조 격인 코에이의 ‘삼국무쌍’ 시리즈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게임이다. 캡콤의 ‘전국바사라’같은 게임도 마찬가지. 게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따라 만들었다’는 식의 아류 논란도 피할 수 없었다.

김재영 개발팀장은 “삼국무쌍 같은 대중적인 액션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긴다”는 발상에서 ‘워로드’의 기획을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아류작 논란은 거부했다. 그 자신이 코에이에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당당하다.

프로그래밍도 코에이에서 배웠다는 그에게 고국에서 벌어지는 정면대결은 어떤 느낌을 줄까? 김재영 팀장은 “국내에서 진삼국무쌍 온라인 서비스가 안 이루어질 까봐 걱정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CJ인터넷에서 반드시 ‘진삼국무쌍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워로드가 사람들에게서 멋진 게임으로 인정을 받더라도,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진삼국무쌍 온라인이 없으니까 성공했다’, ‘진삼국무쌍 온라인이 서비스를 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라는 평가였을 테니까요. 워로드가 성공하더라도 떳떳하지 못할 수가 있었죠.”

김재영 팀장에게 코에이의 ‘진삼국무쌍 온라인’은 겨루어 볼만한 라이벌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산과 같은 존재다. ‘진삼국무쌍 온라인’에 관심을 가지는 유저라면, ‘워로드’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는 정정당당한 평가를 원했다. 콘솔에서는 ‘진삼국무쌍’이 원조라면, 온라인에서는 ‘워로드’가 원조가 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그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말로 이 같은 자신감을 설명했다.

그는 ‘워로드’의 타격감이라면 ‘진삼국무쌍 온라인’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며, 특히 RPG적인 완성도에서 우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진삼국무쌍 온라인’이 워로드에 비해 플레이 스타일이 “외로운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 일어를 몰라도 일본 게임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

김재영 개발팀장의 독특한 이력에 대해 좀 더 들어보았다. 무엇보다 일어를 모른다는 그가 어떻게 코에이에서 일할 수 있었을까?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졸업을 앞두고 남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수학의 응용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는 일도 좋아하던 그에게 다가온 기회는 우연히도 코에이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였다.

게임은 좋아했지만, 일어는 전혀 몰랐던 그에게 다가온 뜻밖의 기회였다. 어설프게 보이는 것이 싫어서 면접도 한국어로 보았다. 일사천리로 취업이 결정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 일어학원도 딱 2개월만 다녔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 ‘크림슨 시’, ‘결전’, ‘진삼국무쌍’ 등 패키지 작업에 매달렸다.

“제 인생에 가장 커다란 가르침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은 게임 개발도 워낙 분업화가 잘 되어있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일어를 잘 몰라도 일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생활하면서 쓰는 말은 거의 정해져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가 혼자서 독특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동작을 구현하는 것을 보고 놀라워한 것은 코에이 측이었다.

◆ 6시 칼 퇴근, 야근하면 ‘야근사유서’ 제출하는 코에이

일본의 경우 수십 년 동안 게임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데이터와 경험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적지만 그 만큼 창의성이 발휘되는 경우도 적다. 김재영 팀장은 이 것을 양 국의 문화적 차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한 쪽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일본과 한국의 다른 점이죠. 한국은 한 명의 천재가 돌진해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다면, 일본은 시스템이 이끄는 방식이죠.

우리가 수 많은 회의를 통해 개발한다면, 일본은 경험적으로,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매뉴얼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죠. 시리즈의 경우, 알고리즘 같은 세부적인 개발 내용까지 다 매뉴얼화 되어있어요.”

특히, 이 같은 일본식 개발 진행방식은 코에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그는 기억했다. 캡콤이나 스퀘어에닉스가 국내 개발사들처럼 야근에 철야로 이어지는 개발스타일을 보인다면, 코에이는 철저하게 6시 퇴근을 지켰다.

만약, 야근을 했을 경우 다음 날에는 반드시 ‘야근사유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쓸데없는 야근수당도 줄이고, 합리적이죠. 코에이는 좀 공무원 같은 분위기였어요.” 그는 1년 반 동안 코에이에서 근무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일어를 잘 못하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고, 무엇보다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회사라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6년, 그의 오랜 숙원이던 ‘워로드’가 세상에 등장했다.

◆ 워로드가 걸어온 길, 워로드가 가야 할 길

“워로드는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는 주로 순수한 액션 자체에 집중해서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액션 자체를 완성시키지는 않았죠. 스킬은 사용할 수 있었지만 콤보도 미완성 상태였고요.

이번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서는 액션의 큰 틀은 완성시켰고, RPG적인 게임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RPG의 완성은 3차 테스트 이후가 될 예정입니다. 오픈베타테스트 즈음에는 액션과 RPG가 모두 완성된 상태에서, 만레벨에 대한 보상이나, PvP 등의 컨텐츠도 추가될 예정이죠.”

현재, 지적 받고 있는 마우스 조작이나, 유저 인터페이스(UI), 시점 등의 문제도 차차 수정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타격감과 큰 틀의 시스템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 유저들의 편의를 고려한 추가적인 수정, 콘텐츠 보강 등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하지만, 퀘스트 위주의 전투방식 등 게임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로드’의 오픈베타테스트 시기는 2007년 여름방학으로 예정되어있다. 추가적인 클로즈베타테스트 일정은 4월 10일 이후에나 확인이 가능하다. ‘워로드’에는 현재 네 번째 직업인 ‘마법기사’가 추가된 상태다. 고구려 전사, 중국 중장보병, 일본 닌자, 영국 마법기사에 이은 다섯 번째 캐릭터는 고구려에서 등장할 전망이다.

◆ 워로드로 ‘김재영식 역사관’ 보여주겠다!

김재영 개발팀장은 다른 나라보다 고구려 역사에 애착이 많이 간다며, 고구려 여성 캐릭터가 다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혹시 ‘소서노’를 모델로 한 캐릭터라도 등장하는 것일까?

“원래 역사도 좋아하고 삼국지도 좋아합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뿐만 아니라 조선상고사나 각종 전란서를 읽었어요. 그런데 자료가 너무 부족해요. 고려시대 이후에 중국 역사서에서 발췌해 만들어져서 중국 편향적인 역사들이 많아요. 십 년 전에 있었던 싸움도 일기장에 쓰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데 역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군국주의적으로 만들면 안되지만, 남의 역사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조금 색다르게 창조해 볼 생각입니다.”

김재영 팀장은 드라마 ‘주몽’이 인기를 모았던 이유도 단순히, 영웅의 탄생과 전투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영웅의 인간적 고뇌와 삶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고구려 시대 역시 개별적인 역사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역사가 겹쳐지면 관계가 맺어지던 시기라며, 그런 역사적 사실과 상상을 조합한 ‘김재영식 사관(史觀)’, ‘워로드식 사관’을 보여준다는 포부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재미를 만드는 것, 그가 생각하는 게임의 매력이다.

‘삼국지’를 7일 밤낮을 하면서 게임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김재영 개발팀장. 그는 스스로를 삼국지 매니아이자, 삼국무쌍의 팬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코에이에서 게임 개발을 배웠다. 하지만, 그가 보여줄 ‘워로드’의 액션은 자신만의 색깔이 가미된 가볍고 빠른 한국식 액션이다. 다가오는 ‘워로드’와 ‘진삼국무쌍 온라인’의 정면대결, 이번에는 그가 코에이에 한 수 가르쳐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