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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탐방] 기업분할로 각개격파, 창업 10주년 네오위즈

무적태풍용사 2007. 2. 21. 00:31
07.02.20 18:00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추천수 1

① 넥슨: 스튜디오 체제로 변신완료, 신(新)조직으로 승부!

② 엔씨소프트: 게임관리 시스템의 변혁으로 정체(停滯) 해소한다

③ 네오위즈: 기업분할로 각개격파, 창업 10주년 네오위즈

인터넷 벤처회사로 출발해 게임 퍼블리셔, 개발사로 끊임없이 변신해 온 네오위즈가 다시 한번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지난 2월 2일 네오위즈 홍보팀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에 진행될 4/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분할’을 발표하라는 지시가 전달됐기 때문이다.

전 날 이사회를 통해 전격 결정된 기업분할은 네오위즈가 네오위즈, 네오위즈 게임즈, 네오위즈 인터넷, 네오위즈 인베스트 등 4개의 독립회사로 분리된다는 내용을 주로 하고 있었다.

올해로 창업 10주년을 맞은 네오위즈에서는 현재 네 개의 회사로 쪼개지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네오위즈의 분할에 대해 직원들은 크게 체감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실무상의 조직개편이라기보단 명목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오위즈의 분할은 앞으로 네오위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게임과 인터넷 사업 분리, 공격적 경영과 투자를 동시에

네오위즈가 단행한 기업분할의 핵심은 게임 사업과 인터넷 사업의 분리다. 게임 포탈 피망과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을 각각 내세우고 있는 네오위즈의 게임사업과 인터넷 사업은 그동안 한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어왔다. 지난 1997년 창업 이후 ‘세이클럽’을 중심으로 성장해오던 네오위즈는 2003년 게임포탈 ‘피망’을 런칭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

`피망`이 런칭 이후 웹보드 게임을 주축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동안 터주대감이었던 ‘세이클럽’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6년을 기준으로 ‘세이클럽’이 올리는 연 매출은 약 90억여 원. 덩치는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 않지만, 순이익은 거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반해 `피망`을 중심으로 한 게임사업은 웹 보드 게임이 탄탄하게 구축해 놓은 터에 퍼블리싱 게임 ‘스페셜 포스’와 자체 개발인력이 투입된 ‘피파 온라인’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상용화를 시작한 `피파 온라인`은 현재 월 1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페셜 포스’가 상용화 8개월 만에 월 매출 10억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피파 온라인’이 거두는 수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네오위즈의 쌍두마차 피파 온라인과 스페셜 포스

네오위즈 인터넷,  ‘매각은 억측’  

따라서 정체되어 있는 인터넷 사업과 성장하고 있는 게임사업을 분리해 진행하겠다는 것이 이번 기업분할의 주요내용으로 볼 수 있다. 네오위즈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분할조치로 게임즈 소속들은 수익 격차에 따른 불만을 해소할 수 있고, 인터넷 사업 부서들은 소극적인 투자에 대한 불만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오위즈 인터넷의 분리 이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네오위즈가 인터넷 사업을 분리해 정리(매각)하려 한다.’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추측 때문에 4만원 대였던 네오위즈의 주가는 발표 직후 6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인터넷 사업의 정리로 네오위즈의 몸무게가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오위즈는 이번 분할로 그간 정체되어 있던 인터넷 사업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네오위즈 홍보팀의 김정우 대리는 “회사는 필요하다면 인터넷 전문 업체를 M&A(기업인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오위즈는 웹2.0, UCC 등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웹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전문 웹 개발 인력들이 포진된 연구개발 센터도 네오위즈 인터넷 안에 위치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네오위즈의 한 관계자는 “네오위즈 인터넷 사업부서를 정리하기 위해 분할했다는 이야기는 현재 단계에선 억측이다. (네오위즈 인터넷을) 키워서 팔면 모를까 지금 매각할 경우 네오위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라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게임즈, 정상원 본부장의 맨파워가 지배하는 제작 시스템

네오위즈 게임즈는 자체 개발 게임을 생산하고 퍼블리싱 게임을 서비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네오위즈가 자체 개발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띵 소프트의 지분을 전량 인수한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다.    

네오위즈 게임즈의 핵심 개발인력들은 정상원 전(前) 넥슨 대표가 이끌고 있는 ‘띵 소프트’의 개발진들이다. 작년 ‘피파 온라인’, ‘쏘구피구’ 등을 런칭한 이들은 올해 ‘워 로드’, ‘프로젝트 G.G’ 등 몇 가지 신작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 띵 소프트란 명칭은 작년 10월 네오위즈와 띵소프트가 모자합병을 진행하면서 없어졌지만, 이직률 0%를 기록할 정도로 이들의 소속감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온라인 게임 이외에서는 펜타비젼이 (네오위즈 게임즈가 아닌) 네오위즈 소속으로 존재한다. ‘DJ MAX’ 라는 ‘스테디 셀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펜타비젼의 개발력은 잠재력이 충분하다.            

퍼블리싱 부분에서는 ‘게임전략팀’이라 명명되는 전담 팀이 외부에서 제품을 물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조직이 어떤 인물들로 구성되어있는지 몇 명으로 이루어졌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외부로 알려진 바 없다.

              ▲ 정상원 본부장

네오위즈 게임즈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정상원 제작 본부장이다.

이사회의 멤버이기도 한 정상원 본부장은 네오위즈를 거치는 모든 게임들에 대해 결정적인 ‘코멘트’를 할 수 있는 막강한 영항력을 지니고 있다.

웹 보드 게임, 콘솔 게임 등 ‘전공분야’가 아닌 영역을 제외한 모든 게임은 정상원 본부장의 검증을 받아야지만 ‘네오위즈 표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네오위즈의 경영진들 역시 정 본부장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게임에 관한 한 모든 것을 일임하고 있다.

자체개발 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퍼블리싱 제안이 들어온 게임에 대해서도 정 본부장이란 ‘허들’을 뛰어넘어야 네오위즈의 꼬리표를 달 수 있다.

정 본부장의 맨 파워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가 피파 시리즈의 온라인화를 진행하기 위해 국내 개발사들을 물색할 때다. 2004년 ‘피파 온라인’을 자체적으로 개발했지만 낮은 완성도로 인해 결국 서비스 하지 못한 쓰라린 기억이 있는 EA는 온라인 콘텐츠 개발 서비스에 풍부한 노하우가 있는 국내 온라인 개발사들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피파 온라인의 가능성을 본 국내의 많은 개발사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EA와 손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EA의 제안서를 검토한 정 본부장은 ‘이렇게 만들면 100% 실패한다. 네오위즈는 손 떼겠다.’며 오히려 EA에게 엄포를 놓았고, 한번의 실패를 경험한 EA는 제안서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한 네오위즈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또 시메트릭스, J2M, XL게임즈 등 과거 넥슨 시절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인맥이 게임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도 정 본부장의 파워에 보탬이 되고 있다.

경영이 전문인 최관호 현 부사장이 네오위즈 게임즈의 대표직을 수행함에 따라 정 본부장은 게임즈에서도 게임제작에만 집중하게 돼 정 본부장 파워는 당분간 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전문 경영인 최관호 부사장

EA와의 모종의 전략적 제휴 추진, 명작게임의 온라인화 기대

현재 EA와 네오위즈의 관계는 ‘피파 온라인’을 계기로 매우 돈독해진 상태라는 것이 내외부의 평가다. 자신들이 한번 실패한 ‘피파 시리즈’의 성공적인 온라인화로 EA가 네오위즈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에서는 EA와 네오위즈의 관계에 대해 ‘지분 참여설’, ‘합병설’ 등 여러 가능성이 루머로 제기됐다. 특히 지난 15일 네오위즈가 공시조회를 통해 “EA와 전략적 제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소문이 실체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EA와 네오위즈와 모종의 협상이 어떤 형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된다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는 현재 가장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설은 ‘EA 패키지 게임의 온라인화’. 이 경우 ‘피파 온라인’의 전철을 밟아 EA의 전통적인 패키지 게임을 네오위즈가 온라인으로 이식하게 된다.  EA는 현재 ‘매든 NFL’, ‘트리플 플레이’, ‘배틀필드’ 등 온라인으로 이식이 가능한 스포츠, FPS 타이틀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EA는 ‘메달 오브 아너’, ‘배틀필드’ 등 자사의 FPS게임을 온라인으로 이식하려는 시도를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좌로부터 메달 오브 아너, 배틀필드, 워해머 온라인. 어떤 것이 되든 네오위즈에겐 좋은 기회다

두 번째는 네오위즈가 현재 EA 미씩이 개발중인 MMORPG ‘워해머 온라인’을 서비스하기 위해 EA와 협상을 진행 중일 수 있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애쉬론즈 콜’ 등 명작 MMORPG를 개발한 미씩의 최신작 ‘워해머 온라인’은 현재 국내 서비스 자체는 결정된 상태로 알려져 있으나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및 서비스를 어디서 담당하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만약 네오위즈가 ‘워해머 온라인’의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략적 제휴는 서비스를 전담하는 합작회사의 준비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가능성뿐이지만 두 가지 선택지 모두 만만치 않은 파장을 국내 게임시장에 몰고 올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어떤 방향이든 네오위즈, 특히 네오위즈 게임즈에 호재(好材)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터넷 벤처회사에서 거대 게임 퍼블리셔로, 퍼블리셔에서 검증된 개발사로. 창업 이래 10년 동안 꾸준히 변신해 온 네오위즈는 이제 세계 유수의 게임기업 EA와 ‘모종의 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소유한 게임기업이 되었다. 기업분할이라는 ‘각개격파’로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네오위즈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세계 게임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