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06.06.18 /
19:04] |
성인 PC방.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인 PC방이라 하면 개인적인 공간에서 일명 ‘성인 동영상’을 틀어주는 PC방을 의미했다. 하지만 성인 PC방은 최근 몇 달 사이 사행성 컨텐츠를 이용한 온라인 도박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장소로 ‘용도변경’ 됐다. 몇 차례 걸친 단속에도 불구하고, 사행성 PC방의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 들고있지 않다. 오히려 주택가, 학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몇 군데씩 새로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또 벌써부터 온라인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사행성 PC방의 무엇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것일까? 게임메카는 사행성 PC방을 직접 찾아 보았다. (본 기사에서는 온라인 도박이 이루어지는 PC방을 ‘사행성 PC방’으로 표기. 성인 PC방과 구분 지었습니다) 관련기사: 신종 하우스 `사행성 PC방`, 왜 규제 안 되나? 순식간에 도는 한 판, 20분만에 3만원 잃어 지하철 동대문 역에서 나오자마자 눈앞에 온갖 경품 게임장과 온라인 경마장의 화려한 간판들이 펼쳐진다. 시작부터 분위기 조성이 제대로 된다. 활발하게 때로는 소란스럽게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몇 걸음 걷다 보니, 저기 먼 곳에 무너질 듯 한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간판이 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니 한 건물에 사행성 PC방이 두 곳. 아케이드 경품 게임장 한 곳이 같이 있다. 지하에 위치한 PC방은 생각보다 굉장히 깨끗하고 쾌적했다. 들어서자마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유니폼을 입은 아가씨 둘이 인사를 한다.
낮이어서였을까.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머리를 멋지게 넘겨 빗은 50대 아저씨 한 명, 40대로 보이는 아저씨 3~4명이 의자에 기대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었다, 그들의 컴퓨터에선 끊임없이 ‘콜’, ‘체크’, ‘삥’ 등의 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한쪽엔 ‘청소년 실’이라고 쓰인 공간도 있었다. 물어보니 ‘그냥 붙여놓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얼마부터 할 수 있나요?” “만원부터 하실 수 있구요, 금액은 제한이 없습니다” 2만원을 내자, 게임머니 2만 윙이 채워진다. 지갑 속의 현찰이 그대로 게임머니가 됐다. ‘포카’, ‘바둑이’ 단 두 개로 구성된 게임 프로그램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포카 게임에 접속하자 채널 4개가 뜬다. 채널에 들어가면 30여 개 이상의 방이 뜬다. 빈자리가 없어 들어가가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 정확히 5분만에 2만원은 4만원 넘는 돈이 됐다. 의자에 앉아 클릭질 몇 번한 대가치고는 짭잘하다. 하지만 5분만에 4만원은 다시 0원이 됐다. 1만 윙를 더 채웠다. 이번엔 단 판에 `오링`이 났다. 금액 부족으로 더 이상 접속되지 않는 게임화면을 멍하게 보고 있자니, 건너편에 앉은 ‘머리를 ‘멋지게 빗어넘긴’ 50대 아저씨가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걸걸하게 외친다. “야! 여기 50만원 더 넣어라” 만원 단위는 그 세계에서 푼돈이었다. 다른 업소로 이동해 게임을 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 PC방엔 친구 사이로 보이는 20대들도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경력’이 꽤 많은 듯 했다.
▲ 억 단위가 넘게 쌓인 잭팟 포인트, 한 쪽에선 끊임없이 터지는 잭팟이 손님들을 유혹한다 사이버 결제로 현금 없어도 도박 가능해 업소 한 켠에는 현금 세는 기계가 있다. 주인 왈 여기는 생긴지 얼마 안된 곳이라 환전소가 없단다. 게임머니는 10%의 수수료를 받고 현장에서 바로 환전이 가능하다. 업주에게 물어보니 이 게임장의 경우 낮에는 손님이 없고 12시 넘어 새벽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주로 택시 등 자영업 하는 사람이 많단다. 주인은 전에 일반 PC방을 운영 했었고, 그때와 비교해지금 벌이가 낫다고 했다. 주변에 우후죽순 격으로 사행성 PC방이 생기긴 하지만 아직까진 괜찮다고 했다. 게임머니 구매창을 누르니 은행 계좌가 쓰인 사이버머니 충전창이 금세 뜬다. 아까 들른 가게에는 이런 것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당장 현금이 없어도 게임을 할 수 있다. 그야말로 가진 돈을 몽땅 부을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옆에 있던 이가 게임 도중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한다. 얘기인 즉슨 5명이 들어가는 게임방에 4명이 차 있는 상태에서 들어갔단다. 처음엔 천원 단위로 따다가 갑자기 잃기 시작했다는 것. 자기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낮은 패를 들고도 죽지 않고 판돈을 계속 키운다는 것이다. “이XX들 짜고 치는 것 아냐?” 어떤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더라도. 4명이 같이 앉아 서로의 패를 보고 밀어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타짜’ 라도 ‘짜고치는 고스톱’엔 당할 재간이 없다. 그곳에서도 게임을 시작한지 1시간 만에 손을 털고 나와야 했다. 지갑 속의 돈 6만원이 온라인 화(化) 돼 가상세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돈은 다신 현금화 돼 누군가의 지갑으로 들어갈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요즘 그 도박 PC방이 난리라면서요?” “아. 내가 그것 때문에 지금 교대도 못하고 있잖아요. 다들 거기에 빠져서..큰일이에요” 일상에 지친 이들은 그렇게 ‘사행성 PC방’에서 위안을 찾고 있었다. 관련기사: 신종 하우스 `사행성 PC방`, 왜 규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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