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간

이슬람, 게임 속 ‘악의 축’ 묘사에 정면대응

무적태풍용사 2006. 10. 10. 22:47
글 : 게임메카 김시소 기자 [06.10.10 / 11:49]

현실의 대립이 게임 속으로, 게임 속 대립이 또 현실로.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목표로 하는 FPS 게임 ‘퀘스트 포 부시(Quest for Bush)’를 놓고 이슬람과 미국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워싱톤 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퀘스트 포 부시’를 소개하며, 현실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게임 안에서도 이슬람과 미국 및 유럽이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게임 속의 극단적인 묘사가 정치적인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퀘스트 포 부시’는 이슬람 의 급진주의 단체인 알 카에다와 노선을 같이하는 ‘Global Islamic Media Front(GIMF)’가 만든 게임. ‘퀘스트 포 부시’는 2003년 페트릴라 엔터테인먼트(Petrilla Entertainment)에서 발표한 FPS게임 ‘퀘스트 포 사담 (Quest for Saddam)’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발표 당시 이라크 전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퀘스트 포 사담’은 미국의 특수부대가 이라크에 잠입, 사담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퀘스트 포 부시’에서는 반대로 부시 미 대통령의 암살을 목표로 게임이 진행된다.

▲ 왼쪽 `퀘스트 포 사담` 오른쪽 `퀘스트 포 부시`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워싱톤 포스트는 이러한 ‘반미(反美)게임’의 현상이 일시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슬람 등 그동안 게임 속에서 ‘악의 축’으로 묘사돼 온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이며 지속적으로 ‘대항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워싱톤 포스트는 ‘퀘스트 포 부시’ 외에도 최근 이란의 학생 조직 ‘Union of Islamic Student Societies(UISS)’이 이슬람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는 서방의 게임에 대항 하기 위한 게임개발에 착수했으며, 이들은 미국에 억류된 이란인 핵 과학자를 구출하는 내용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게임은 미 쿠마 게임(Kuma Games)에서 발표된 ‘이란 강습(Assault on Iran)’에 대한 반발의 의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강습’은 미 특수부대 스페셜 포스 팀이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게임. 또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슬람권에서는 이른바 `돌 던지는 자(The Stone Throwers)`불리우는 온라인 게임이 젋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돌 던지는 자`는 이스라엘(유태인)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반발하는 의미를 담고있다.              

시리아 아프카 미디어(Afcar Mdiea)의 라드완 카스미야(Radwan Kasmiya,31)은 “이슬람 인들은 게임 속에서 항상 그들(미국 및 유럽)의 적이었고, 테러리스트였다”며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 클로즈 컴뱃(Close Combat: First to Fight) 그리고 아메리카즈 아미(America`s Army) 등 이슬람인의 사살을 목표로 한 온라인 게임들이 2002년부터 미군의 신병훈련 등에 사용되었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이슬람권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반미 게임의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반미 게임들은 정치적인 선전(Propaganda)을 목적으로 등장한 것이라기 보단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라며 “게임내용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 게임유저들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반미 게임의 등장 속에서 게임 속 북한에 대한 묘사에도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의 게임 개발사들이 이슬람 다음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북한은 이미 몇 개의 게임에서 스토리상 대항군으로 등장한 전례가 있다. 특히 크라이시스(Crysis), 고스트 리콘2(Ghost Recon2), 스프린터 셀3(Spirnter Cell3) 등의 게임은 북한의 시설을 파괴하고 요인을 암살하는 등 노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에는 남/북이 대립하고 있는 관계로 북한을 소재로 한 게임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한반도 정세에 대한 묘사의 수위가 높아진다면 한국에서도 이러한 논란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크라이시스에 등장하는 북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