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에게..

세상을 떠난 내 소중한 친구에게

무적태풍용사 2022. 2. 28. 03:39

친구야 그동안 잘 있었어??
참 오랜만에 온 거 같다..

정말 미안해..
사실은 나 결혼했어..

언제 했냐고??
26일.. 결혼 2일차..

결혼을 앞두고 있다 보니 꿈을 꾸는 거  같고..
솔직히 실감나지 않았어..

 

나 같은 놈이 가정을 잘 꾸릴 수 있을까??

라는 의문만 계속 들었는데..

 

막상 결혼을 하니깐 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들더라..

결혼 전 너한테 기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나 홀로 12시간 걸쳐

니가 잠든 그곳에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알고 있지??

 

달력을 보니깐 결혼 1주일 전 이더라..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ㅠㅠ

니가 좋아하는 과자..

그리고 너와 내가 좋아하는 술..

비록 1병이지만.. 난 사실 이날 아침에 퇴근 후 곧바로 온 거야..

잠 한숨 안 자고.. 오로지 너에게 가장 빨리 가야 될 거 같아서..

대중교통 이용해서 온 거다.. 내 맘 알지??

 

2년 만에 와서 그런지 찾는데 애좀 먹었다ㅠㅠ

이거 또한 미안해ㅠㅠ

 

잠 한숨 안 자고 너한테 왔다 포항에서 모텔 잡으려 했거든..

근데 이상하게 너와 2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너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많이 피곤했거든..

 

그런데 널 만나 포항에 도착 막상 모텔을 찾으려 하니깐

잠이 도망가더라..

 

그래서 1시간 기다린 끝에 오송 가는 기차를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어^^

 

사실 당일치기해야 되는 이유가 있었는데 완전 피곤하면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올라가려 했거든..

 

그 이유는 다음날이 바로 울 어머니 생신이셨어..ㅠㅠ

 

그래서 너가 도운 게 아닌가 싶은데... 맞지??

그건 그렇고 1주일 뒤 결혼을 하고

당일날 제주도로 신혼여행 왔어^^

 

첫날 저녁에 도착해서 자고 어제부터 움직였거든..

그럭저럭 분위기 좋았는데..

 

어제 제주도 흑돼지 먹다 좀 다퉜는데..

어쩌면 이게 마지막 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더라..

 

왜냐고??

복층 펜션을 얻었는데..

 

위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내려올 생각을 안 하길래

내려오면 기다렸다 같이 자야지 했거든..

 

내려와서 폰만 보고 있길래 자자고 하니깐 급하게 알아볼게 있으니 먼저 자라고 하드만 결국 자다 옆에 없어서 보니깐 패딩 입고

바닥에서 자고 있더라..ㅠㅠ

 

신혼 첫날 결혼 전날 많이 못 자서 피곤하다 하길래 나름 배려하려고 나 역시 그냥 잤거든..

 

둘째날 그놈의 흑돼지 먹기 전까지만 해도 오늘은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어쩌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멀쩡한 침대 놔두고 바닥을 택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좀 기분이 그렇더라..

 

마지막 배려가 될지는 몰라도 이블 1개 있던거 덥어주고

잠도 안 오고..

 

니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본다..

적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 같은...

 

결과가 어찌 되는 내가 가야 할 길 이니깐 따라야지..

억지로 바꾼다고 바뀌지도 않을 거고..

 

친구야 그럼 난 잠시 눈 좀 붙일게..

나중에 보자 사랑한다~~

그녀와 먹은 흑돼지패밀리 맛집...